이번 글에서는 불량품만 남아도는 시장을 뜻하는 레몬 시장(the Market for 'Lemons')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개살구(wild apricot) 시장'이라고도 부르는 '레몬 시장'은 판매자와 구매자에게 비대칭적으로 제품에 대한 정보가 주어진 상태에서 거래가 발생하여 결과적으로 불량품으로 가득 찬 시장을 뜻합니다.
불량품을 레몬(lemon) 또는 개살구(wild apricot)라고 부르는 이유
미국 조지타운 대학의 경제학자인 조지 애거로프 교수에 의해 레몬 시장이라는 개념이 처음 사용되었습니다. 일반적인 과일은 요리하지 않고 먹을 수 있지만, 레몬은 너무 짜서 먹을 수 없으며 요리 재료로만 사용됩니다. 이는 한국에서 식용 살구와 달리 개살구(wild apricot)는 너무 떫어서 먹을 수 없는 사실을 이용하여 보기에만 좋은 것을 '빛 좋은 개살구'라고 말하는 것과 같은 원리입니다. 이러한 이유로 미국에서는 좋은 품질의 중고차를 복숭아라고 부르고, 사고 나서야 알 수 있는 결함이 있는 중고차를 레몬이라고 부릅니다.
정보의 비대칭성으로 만들어지는 '레몬 시장'
'레몬 시장'의 개념을 처음 도입한 경제학자 애컬로프 교수는 1970년 논문 〈The Market for lemons : Quality Uncertainty and the Market Mechanism에서 중고차 판매자와 구매자 사이에 거래하고자 하는 중고차에 대한‘정보의 비대칭성(information asymmetry)'으로 중고차 시장에는 불량 중고차인 레몬(lemon)만 남아돈다고 주장했습니다. 중고차 거래에서 판매자는 중고차를 잘 아는 반면, 구매자는 그 중고차가 복숭아인지 레몬인지 구별할 수 있는 정보가 없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구매자는 복숭아와 레몬의 평균가가 적정하다고 생각할 것입니다. 판매자는 중고차의 실제 가치보다 더 높은 가격을 제안받았을 때 거래하고자 할 것인데, 본인의 차가 레몬인 경우에만 차량의 가치보다 제시된 가격이 높기에 거래를 성사하고자 할 것입니다. 반면 자신의 차가 복숭아라면 구매자가 제시하는 평균가보다 차량의 가치가 높기에 판매자는 거래하려고 하지 않을 것입니다. 이러한 원리로 보았을 때 중고차 시장은 우량 중고차인 복숭아는 없고 불량 중고차인 레몬만 남아도는 시장이 형성됩니다.
레몬 시장의 원인인 정보의 비대칭성을 해결하기 위한 방법
레몬 시장은 정보의 비대칭성으로 인해 문제가 발생하는데,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새롭고 창의적인 방법들이 필요합니다. 정보의 비대칭성을 해결하기 위해 고려해볼 수 있는 방법으로는 첫째, 인공지능과 빅데이터 분석의 활용입니다. 구매자들이 차량을 검사하고 판단하는 과정을 지원하기 위해 인공지능을 활용한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할 수 있습니다. 이 앱은 사진을 찍으면 차량의 상태를 분석하고, 유사한 차량의 판매 이력과 가격 추이를 제공함으로써 구매자들이 정보를 더욱 쉽게 얻을 수 있게 할 것입니다. 둘째, 블록체인 기술의 활용입니다. 블록체인은 거래의 투명성과 신뢰성을 제고하는 기술로, 중고차 시장에서 판매자와 구매자 간의 정보 비대칭성을 해소하는 데 활용될 수 있습니다. 판매자의 차량 이력과 상태, 수리 기록 등을 블록체인에 기록하여 구매자가 신뢰할 수 있는 정보를 확인할 수 있게 하면, 레몬 시장 문제를 줄일 수 있을 것입니다. 셋째, 정부의 개입과 규제 강화입니다. 정부는 중고차 시장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여 판매자들이 차량의 결함을 은닉하는 것을 방지할 수 있습니다. 또한, 구매자 보호를 위한 법률과 제도를 마련하여 레몬 시장 문제에 대한 대처를 강화할 수 있을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제3의 신뢰 기관 도입입니다. 독립된 제3의 신뢰 기관이 중고차의 상태를 평가하고 인증하는 역할을 수행할 수 있습니다. 이 기관의 인증을 받은 차량은 신뢰성 있는 상태 정보를 갖게 되며, 이를 통해 구매자들은 신뢰성 있는 차량을 선택할 수 있을 것입니다.
지금까지 정보의 불균형으로 발생하는 레몬 시장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다음 시간에는 블랙 스완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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